미메시스 404

亡者의 노래

亡者의 노래床石은 나의 마지막 흔적.허물어진 묏등을 길로 내주니스스로 너른 마음이 되어홀로 편안함을 누린다.이승과 저승은 이미 갈라진 세상오고 갈 수 없음을 깨달으니오지 않는 사람을 탓하지도 않고찾는 이 없음을 한탄하지도 않는다.누워서 보는 하늘은 예전과 다름없고몸 아래 흙은 여전히 부드럽다.바람따라 많은 이들이 스쳐 지나가고풀과 나무와 벗하니 외롭지 않다.보고 듣고 말하던 모든 것은오로지 헛된 욕심에서 나온 것들눈 감고 귀 막고 입 다물고천천히 흙과 한 몸이 되어감을 즐긴다. #허물어진묏등 #床石

미메시스 2024.09.09

絶 鳴

絶鳴 絶鳴 그리고 絶命소리는 살아 있음이다.죽음은 소리가 없다.저마다 제소리를 낸다. 아이들의 철없는 소란함나만 옳다고 하는 유치함구름같은 환상만 늘어놓는 허망함어르신들의 되풀이 되는 잔소리어떤 소리라도 들으며 살자. 살아 있음을 느끼고감사하며 받아들이자. #소리 #絶鳴 #絶命 #매미 로그인 또는 가입하여 보기Facebook에서 게시물, 사진 등을 확인하세요.www.facebook.com

미메시스 2024.09.09

시 각

시각 날마다 반복하시는 어머니지하에 사람이 있어요지하에 불 켜요지하에 물 가져와요단순한 헛소리로 치부했다.곰곰 생각해보니아하...항상 누워만 있는 시각에서는발 아래 방문이 있으니그 밖을 지하로 인식했구나...뒤늦게 말뜻을 이해했다.(뱀 다리)시각이 다르면 판단이 달라진다.그 판단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지만다른 시각을 이해하면 소통의 실마리는 잡을 수 있다.옳고 그름은 이해하고 난 후 소통해서 따져보자.#시각 #판단 #이해 #소통

미메시스 2024.09.09

어머니의 우주

어머니의 우주누워서 보는 천장은어머니의 모든 것.어머니의 우주.네모난 천장 위에 그림을 그리고성경책도 베껴 쓴다.눈도 흐릿하고 귀에 들리지 않아도머릿속에 있는 모든 것을 뿜어낸다.사람들과 만나서 헤어지고떠오르는 옛이야기 다 털어놓고희미한 기억은 묻기도 하고...텅 빈 공간에 허위허위 손을 내저으며98년 긴 시간의 이야기를 풀어낸다.삶을 버리듯모든 것을 다 벗어 던지고온몸을 흥건히 적시고천장을 쳐다보며긴 한숨으로 마무리한다.누워서 보는 천장은어머니의 모든 것어머니의 우주#어머니 #우주 #한숨 #시간과공간

미메시스 2024.08.26

더 위

더 위어머니의 큰 소리‘하이고 덥다. 답답다.’침대 옆에 앉는다.‘날씨가 디게 더운가베...’부채질을 한다.찬 공기를 만드는 냉방기는 말도 안 되고,선풍기 바람은 세서 싫다 하시니...부채를 살살 흔든다.금세 편안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주무신다.어머니도 내가 어릴 적이렇게 부채질을 해주며여름을 나셨겠지.부채바람은 항상 나에게 향하고...냉방기도 없고 자동차도 흔치 않은그 시절로 돌아가우물물에 등목하고 미숫가루 들이마시고 싶다.살랑살랑 흐르는 부채 바람을 다시 맞고 싶다.#부채 #더위 모든 공감:40회원님, Sang-il Oh, 김홍식 및 외 37명

미메시스 2024.08.12

반가움

그동안 뜸했던 오전 걷기를 다시 하기로 맘을 먹고 뒷동산에 올랐다.한달여 동안 쉬었더니 배도 나오고 살이 찌는 느낌? 뱃살 줄여야지ㅎㅎㅎ...서너 바퀴 돌면 한 시간 남짓이니 멀리 갈 상황이 안되는 요즘 나에겐 안성 놋그릇.집과 가까우니 언제든 바로 들어올 수 있고 약하지만 오르내림도 있어 등산?하는 느낌도 나고...게다가 해가 뜨거운 요즘엔 제법 숲이 우거진 그늘이라 걷기에 좋다.날이 더우니 조금만 걸어도 땀이 비오듯 흐른다.게으름 피우지 말고 매일 올라와야지 다짐한다.옛날에 가끔 봤던 노란 치마 아가씨도 만났다.예전에 있던 곳을 눈여겨 보았지만 보이지 않아 약간 섭섭했는데바로 반대편 아래에 약간의 거리를 두고 둘이 앉아있네. 반갑다.ㅎㅎㅎ반가움.반가움은 낯익음에서 온다.낯익은 소리, 낯익은 모습.어머..

미메시스 2024.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