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195

걷기雜記 고봉산

걷기雜記 20210305 고봉산 집에서 나와 백석근린공원 언덕을 넘어 경의선 철길 옆으로 난 산책길을 걷는다. 풍산역에서 방향을 바꿔 중산쪽으로 아파트숲 길을 걷는다. 한적하고 차도 많이 없고 길도 널찍해서 좋다. 안곡중학교와 안곡고등학교 네거리를 지나 산으로 오른다. 전에 중산 고등학교 옆으로 오르는 길은 계단이 많아 재미가 없었는데 이 길은 가파르지만 그래도 산을 오르는 맛이 난다. 잠깐 힘들게 오르면 평화의 쉼터가 나온다. 6.25때 이곳이 전략상 요충지였다고 한다. 하긴 이 너른 평야에 홀로 우뚝? 솟아 있으니...바로 네거리 갈림길. 바로 죽 올라가면 군부대,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만경사, 왼쪽으로 내리막길은 영천사. 영천사로 내려가는 길 바로 옆에 이무기바위라는 팻말이 있어 보니 이무기는커녕 미..

우왕좌왕 2021.03.08

그릇 굽는 집

채우지도 못하고 비우지도 못한 마음으로 월정사를 나오다가 차나 한잔 하면 마음이 나아질까 해서 딱히 아는 데도 없어 한 군데 들어가니 사람들이 좀 많다. 돌아 나와 천천히 오다 보니 건너편에 눈에 띄는간판. ‘그릇 굽는 집’ 아마도 쥔장이 도예를 전문으로 하는 집인 느낌? 약간 기대를 하고 앞에 서니 민화풍의 호랑이 돌조각이 반긴다. 1층에는 긴 탁자가 있고 곳곳에 가득 진열된 찻잔과 접시. 푸른 빛이 감돌아 무척이나 신비하고 깔끔한 느낌을 준다. 2층을 오르니 와우...작은 갤러리. 작은 토우들, 달항아리, 찻잔 세트...특별히 눈에 띄는 검은 인체 토르소. 편한 소파에 기대 잠시 눈을 붙여도 좋고 여럿이 함께 이야기 나눠도 좋고... 차만 파는 곳이 아니라 쥔장의 손때가 묻어 있는 이런 곳이 나는 좋..

우왕좌왕 2021.02.19

월정사

오랜만에 고즈넉한 겨울 산사를 느끼려고 월정사에 갔는데... 눈에 보이는 현란한 불사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 한탄스럽다. 어설픈 내 생각엔 적광전 앞에 구층석탑만 오롯이 있으면 좋으련만 고색창연한 탑 바로 앞에는 미륵상이 새뜩하게 앉아 있고 온통 주위에는 멋진 건물들이 에워싸고 있으니 어느 한 곳 눈을 둘 데가 없구나... 절은 그냥 절로 있는 것인데 사람의 손이 마구마구 더해져 더 이상은 저절로 있지 못하는 곳이 되었네... 게다가 1인당 입장료가 5,000원에 주차 요금 4,000...너무한 거 아냐? 山寺가 언제부터 돈을 쌓아두는 곳이 되었는지... 이미 죽었지만 숲길 옆에 조용히 자리잡은 고목에 더 정이 간다. 훨씬 더 절답다고나 할까... 오히려 그 나무가 내마음을 더 편안하게 해주는 느..

우왕좌왕 2021.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