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724

인도

10여 년 전에 같은 학교에서 근무했고 퇴직 후에도 테니스 모임을 통해 꾸준히 만나고 있는 선배 선생님을 서너달 전에 우리 동네 작은 교회로 슬쩍 이끌었다. 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해서 젊었을 때는 제법 큰 교회(나도 잘 아는 교회)에서 성가대 지휘자로 봉사도 했는데... 지휘를 그만두고 나서는 언제부턴가 교회와 멀어졌고 그 기간이 좀 길어지고...그래선 안되겠다 싶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교회에 다시 나가기를 은근히 종용했다. 좌우지간 몇 년 동안 불쏘시개를 넣어 끊이지 않고 불을 붙여서일까 그분의 뜻일까(선배샘은 ‘그분의 뜻’이란 표현을 즐겨 쓴다) 요즘은 주일이 기다려진단다. 주일 아침마다 우리집 앞에서 만나 같이 가는데 그 얼굴이 그렇게 밝고 좋은 기분이 철철 흘러넘친다. 예배 중 설교를 ..

중얼중얼 2022.02.28

선물 풍습

변화는 끝이 읍다는 걸 맨날맨날 느낀다. 케익을 누가 보낸 걸 받아서 가게에 가서 휴대폰 끄내서 이거 증말 줘요? 쭈삣쭈삣 하면서 받아와 집에 와선 큰소리 치면서 큰소리 치면서 묵자묵어 했는데… 인자 보니 배라밸게 다 있는 모냥… 딸내미 생일선물로 지 칭구가 보낸 괴기… 참 별일이다 싶으면서 기냥 묵으니 맛은 있네… 좌우지간 풍습이 느무 바뀌네… 우째 따라갈꼬 하다가… 기냥 나는 내멋대로 여지꼇처럼 살기로…ㅋㅋㅋ

중얼중얼 2022.02.28

비호감 선거

70년대에 그랬다. ‘남쪽은 민주주의의 똥통이고 북쪽은 사회주의의 똥통이다’ 지금은 어떤가? 지금도 매한가지로 똥통이라 생각한다. 진영논리로 하자면… 진실과 명예와 품격을 숭상하는 제대로 된 보수도 없고 변화와 개혁을 현실에 실천하고자 하는 진짜 진보도 없다. 그저 대대로 누리며 이어온 뿌리 깊은 기득권 세력과 어설프게 권력을 가져 기득권에 진입한 제2의 친자본세력만 있을 뿐이다. 희대의 비호감 대선. 누구하나 마뜩한 인물이 없어 마음이 착잡하다. 하긴 완벽한 인간이 어디 있을까마는 그래도 댓통으로서 최소한 갖출 건 갖춰야 하지 않겠나. 차선도 아니고 최악을 피해 차악이라도 선택해야 한다니 참 불쌍한 궁민이 되어버렸다는 자괴감이 밀려온다. 철학과 식견, 소신도 없는 놈들이, 한낱 무지랭이 시민보다도 못한..

중얼중얼 2022.02.28

나뭇잎 느낌

참나무나 오리나무 등 활엽수 낙엽을 밟으면 사그락사그락 소리로 반긴다. 소나무나 전나무 계열의 침엽수 잎을 밟으면 폭신폭신 촉감으로 느낀다. 그 날카롭고 뾰족한 침들이 떨어지고 모여서는 아주 부드럽게 변한다. 나뭇잎을 밟는 느낌이 다르듯 사람마다 마주하는 느낌도 다르다. 말이나 표정을 뾰족하게 갈아 남을 찌르거나 날카롭게 베어내면 안 된다. 다른 이에게 생채기를 내면 낼수록 그의 마음은 썩어간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중얼중얼 2022.02.28

대통령

댓통을 몇 달 교육하고 공부해서 만든다는 궤변을 마구마구 떠들어 당연한 정설로 만드는 놈들이 있다. 어벙한 돌대가리 하나를 내세워 똥꼬 간질간질해서 추켜세워놓고 지들은 뒤에서 사리사욕이나 챙기는 놈들과 똥꼬 핥아주고 용비어천가 불러준다고 흥이 나서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고 천방지축 날뛰는 놈이나 다 똑같은 머저리들이지. 차라리 똘똘한 대학생 하나를 키워서 내세워 봐라. 그게 훨씬 낫겠다. 지들끼리도 속으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으면서 어쩔수없이 덮어주고 막아주는게 눈에 보인다. 이놈들은 이미 지 욕심만 빨아먹고 빠져나갈 것을 궁민들은 다 알고 있다. 불쌍한 놈들. 공정과 상식은 개한테 준 지 오래고 궁민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소신과 철학은 당연히 없고 두꺼운 얼굴과 요리조리 살피는 눈치만 한껏 가지..

중얼중얼 2022.02.28

MTB 유감

요절한 소설가 김소진이 즐겨 다녔다고 해서 김소진로라고 부르는 경의선 철길 옆 산책로. 자전거길과 걷기길이 있고 그 옆으로는 작은 숲길이 있다. 흙 밟기를 좋아하는 이들이 많이 걷는 길인데… 가끔 아주 가끔 자전차를 타고 빠르게 지나가는 이들이 있다. 욕이 나온다. 바로 옆에 자건거길이 있는데… 무겁고 단단한 바퀴가 지나가면 땅은 파이고 굳게 마련이다. 물론 풀이나 잔디는 숨도 쉬지 못한다. 자연히 바퀴 자국 따라 숲이 죽는다. 사람들이 하나 둘 걸으면서 생기는 길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단단하게 굳어 죽은 맨땅이 드러나 길도 죽은 길이 된다. MTB 타는 칭구들아… 제발 작은 숲길 사이를 마구마구 달리지 마라… 니덜이 자연을 누리며 마음껏 달릴 길은 많지 않은가. 산과 들은 니들이 쌩하니 지나가면 다 죽..

중얼중얼 2022.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