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북한산 줄기 효자리에서 기자촌에 이르는 구간에는 묘소가 참 많다. 내시와 상궁들의 무덤이 많고 가끔 제법 힘깨나 쓰던 벼슬아치나 왕족(주로 후궁서출)들도 있다. 이말산도 그 가지가 벋어 나온 것이라 분묘가 참 많다. 물론 옛날에는 이 곳에 서울도성에서 가까운 곳이었으니 분묘를 .. 미메시스 2014.03.21
약육강식 산을 내려 오다 잔뜩 긴장한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다. 슬쩍 지나쳐 좀 떨어져 거리를 두고 바라본다. 약간 경계하는듯 하더니 이내 나를 무시하고는 낮은 포복으로 낮은 나무에 몸을 숨기고는 빈 돌아간다. 놈은 먹이사냥 중이다. 먹잇감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갑자기 달려들어 잽싸.. 미메시스 2014.03.18
개화산에서 만난 꽃 하얀 꽃이 땅을 향해 피었네. 보통 꽃은 하늘을 향하는 게 아닌가? 그런데 작고 이쁜 이놈은 왜 땅을 향하고 있을까... 발그스레한 이 꽃은 무얼까... 미메시스 2013.05.25
교정 구석구석 이즈음이면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 생각난다. 목련이며, 개나리, 진달래, 앵두 등 여러 꽃이 피었지만 무심코 지나치면 보이지 않는 꽃들... 낙엽 수북한 바닥에 깔려 있거나 나무나 바위 틈에 숨어 있는 것들.... 눈여겨 보지 않으면 평생 눈에 띄지도 않을 것들... ... 교정 구석구석엔 요놈.. 미메시스 2013.04.08
현충일에 마석에서 만난 꽃들... 강아지풀 붓꽃 뱀딸기 돌나물꼬 사이로 뱀딸기가 빨갛게 고개를 내밀고... 꽃사과꽃...사과는 벌써 작게 열렸는데 아직도 꽃이 피네.. 단풍씨방.. 달개비 꽃망울 범의 귀 아직 파란 산수유 애기똥풀 엉겅퀴에 앉은 노린재 오디 너무 작아 끌어당기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요것도 이름 모르.. 미메시스 2012.06.08
갇힘과 열림 담쟁이가 벽을 타고 오르다 창문까지 덮을 기세다. 안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좋은 말로 무던하다든가 아니면 무신경, 무덤덤하다고 판단하고 싶진 않다. 비록 담쟁이가 창문을 다 덮어 가린다 해도 갇히는 것이 아니라 푸름을 끌어들이고 푸름과 함께 있다고 생각하지.. 미메시스 2012.06.05
손을 펴세요 막 피려는 꽃봉오리는 그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우리들 손은 폅시다. 오무린 손으론 아무것도 못하죠. 더 심하게, 주먹을 쥔다면 남에게 못할 짓이나 할 뿐이죠. 손을 펴세요. 그러면... 당신의 손은 음악을 만듭니다. 당신의 손은 그림을 그립니다. 당신의 손은 시를 씁니다. 당신의 손은 .. 미메시스 2012.05.07
아주 작은 꽃 우리 주위 보이지 않는 곳에 작은꽃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요.. 무심코 지나치면 전혀 볼 수가 없죠. 깨알같이 작고, 하찮고 보잘것 없는 것이라도 사랑의 눈길을 보여주면 어느틈에선가 꼬물꼬물 솟아 나와 작은 기쁨을 줍니다. 바람이 불면 날아갈듯이 춤도 추고요... 백합처럼 짙은 향기.. 미메시스 2012.04.25
눈부심 갓피어나는 목련을 따라가다보니 눈이 부시다... 먹먹한 눈을 감을 수 밖에.... 가끔 하늘을 바라보자. 시린 눈을 바로 감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 잠깐이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생각해본다.. 너무 바쁘지 않은가... 하루 배당된 시간은 똑같은데 저마다 더 많은 시간을 소유하려고.. 미메시스 2012.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