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724

교회 종소리

요즘 온라인 예배를 드리다 보니 수십 년 동안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만난다. 그중 한 가지. 그동안 듣지 못했던 11시 예배 차임벨 소리. 이웃에 있는 동안교회에서는 매주일 11시 정각에 차임벨 종소리를 울린다. 참 정겹다. 아주 옛날엔 모든 교회에서 뎅그렁 뎅그렁 하는 종소리로 새벽기도 와 예배 시간을 알려 주었다. 그후 차임벨로 바뀌고 소음이라는 이유로 모두 사라졌다. 목사님의 고집인가? 동안교회 김해수 목사님은 청년시절 함께 지내기도 해서 재작년엔 찾아가 만나기도 했는데…참 고집스러운 면도 있다고 느꼈다. 매주 종을 치고 주일 찬양 예배는 항상 옛날과 같이 저녁 7시에 드린다. 요즘 저녁에 예배드리는 교회는 거의 없지…은퇴 후에야 어떻게 바뀔지 몰라도 자기가 있는 동안만은 절대 바꾸..

중얼중얼 2020.07.20

이웃

어젯밤...문 앞에 놓인 봉투 하나... 우리 층에 우리집 포함 네 집이 있는데... 3년 전 이곳에 이사 온 후 가끔 밭에서 나는 채소를 뜯어서 세 집 문 앞에다 살짝 놓아두곤 했는데... 얼마 전에 문 앞에 놓다가 열고 나오는 사람한테 딱 걸렸네... 어색하게 웃으며 ‘흙이 많으니 깨끗하게 씻어 드시라’하고 얼굴이 발개져서 돌아섰는데... 어젯밤에 그집에서 이런 괘씸한 일을 저질렀나 보다... 사실 밭에서 뜯어 오는 일도 보통은 아니거든ㅋㅋㅋ 이제 밭에 상추도 거의 끝물이라 더 줄 것도 별로 없는데 우짠댜ㅎㅎㅎ

중얼중얼 2020.07.08

양파

부안에서 농사짓는 칭구한테 햇양파를 두 망 달라고 부탁했더니 올라오는 길에 다섯 망태기를 가져왔네... 갑자기 양파 풍년...내가 워낙 양파를 좋아하지만 너무 많아 이대로 두면 상하지나 않을까 걱정이여... 없으면 걱정 많아도 걱정...도대체 인간의 이 걱정은 사라질 순 없겠지...ㅎㅎㅎ 그래도 행복한 걱정이니 기분이 좋구먼. 매년 일 도와준다고 가서 베짱이 마냥 놀다 오면서 얼굴도 맞대곤 했는데 올핸 그것조차 못하니 직접 올라 왔구먼... 좌우지간 양파와 같이 양파처럼 생긴 얼굴도 보니 좋아 좋아~~~ㅎㅎㅎ

중얼중얼 2020.07.03

찬양

피아노와 성악을 하는 옛제자들을 조심스럽게? 만났다. 하도 어수선한 분위기니… 그런데 한 놈이 하소연을 한다. 그 교회 목사가 찬양을 너무 사랑하는데다 스스로 찬양에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해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예배 중 찬양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황당해서 이 친구가 간곡하게 얘기를 했다고 한다. 지금 상황이 코로나 전파의 위험도 있고 매우 혼란스러우니 자기가 매주 독창을 하겠다고… 그런데도 그 목사는 모든 대원이 열심히 정성을 다해 준비해서 합창을 하라고 고집한단다. 참 나. 어이가 없다. 물론 예배 찬양의 중요성이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겠지만 지금 상황이 어떤가… 어려서부터 교회에서 자라 목사가 되고 장로가 된 이들 중에는(모태신앙의 평신도들은 그들처럼 권위로 자기 뜻을 내세우지 ..

중얼중얼 2020.07.02

십자가

요즘 교회에 가서 현장예배를 드리지 않으니 일주일이 길어지고 변화가 많다. 물론 공동체의 만남이 없고 생생한 현장감이 사라진 단점도 있지만 오히려 교회에 나갈 때보다 성경도 많이 읽고 인터넷으로 주석도 많이 찾아 보게 되는 장점도 있다. 더 잘 된 일이라 할까ㅎㅎㅎ. 또, 여러 교회를 온라인으로 들여다 보면 참 다양한 것이 목사들의 설교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정말 가지각색이다. 교회력과는 전혀 상관도 없이 그냥 자기가 하고픈 말만 폭포처럼 쏟아내는 목사들…그 중엔 아직도 구태의연하게 믿음, 감사, 기도, 묵상, 은혜, 천국만 외치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물론 참 좋은 단어, 참 좋은 성경 구절이다. 그러나 요즘처럼 거의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에서 어떻게 살아낼까, 어떻게 예수를 ..

중얼중얼 2020.06.17

소각장 이전

엘리베이터에 소각장 이전 서명하라는 공지가 붙었다. 근처에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오더니 거기 일부 주민들과 지난 지방선거 때 허랑한 공약을 내건 지방의원들이 짝짜꿍해서 보란 듯이 추진하는 모양이다. 참 말도 안되는 소리다. 그 아파트를 세우기 훨씬 전부터 소각장은 있었으니 지들은 피해를 감수하고 들어온 것이다. 그런데 적반하장으로 소각장을 옮기란다. 일의 순서로 따지자면 1. 건설사가 짓지를 말든지 2. 지들이 들어오지 말든지 아니면 3.지들이 떠나든지 하는 게 상식이고 논리 아닌가. 다 알고 짓고 입주했으면서 그냥 무조건 목청 높여 소리만 질러대는 건 정말 싫다. 민주주의도 아니고 주민자치도 아니다. 자기 먹이만 노리는 하이에나 떼들이지. 굳이 이전하라고 계속 떠든다면 이전 부지 알아보고 비용부담하고 추..

중얼중얼 2020.06.10

재난 소득 카드

텅 빈 지갑을 열어 보다가 어? 이런 카드가 있었나? 내 신용카드가 아닌데... 아하...재난 소득 카드로구나... 이미 다 쓴 것을 버리려고 보니 마음이 찡하네. 난생 처음으로 나라에서 준 돈을 받아 보니 새삼 고마운 나라구나 하는 느낌도 있고, 미워 죽을 지경인 코로나19가 한편으론 고맙게 느껴지기도 하고... 카드를 받을 때 상황이 생각난다. 접수 순서에 따라 신상 기록지를 내고 카드를 받았는데 내가 적은 것을 보고 카드를 내주려다가 움찔했던 사무원이 있었지. 그땐 어? 이 사람이 왜 이럴까...나를 아는 사람? 흔히 있는 일이지만 혹시 내가 잊고 있던 옛 제자?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는 사람이라 그냥 갸우뚱 하고 말았는데... 나중에 집에 와서 자세히 보니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아...그렇구나....

중얼중얼 2020.06.08

벌레

아침에 뒷동산에 올랐다가 아주 굵고 긴 벌레를 만났다. 이름도 모르는데 참 신기하게도 생겼네. 꽁지에는 하얀 침 같은 것이 있고... 요놈이 부화를 하면 어떤 모양일까. 누구나 변태를 한다. 어릴 적 모습은 벗어 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난다... 스스로와 타인에게 얼마나 솔직한 본모습으로 나타나느냐가 문제다. 평생 가면을 쓰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아 참내. 뭔 개 풀 뜯어 먹는 소리여...ㅎㅎㅎ 요거 잡아다가 튀겨 먹어 봐?ㅋㅋㅋ

중얼중얼 2020.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