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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십자가 십자가는 어디에도 있지만 아무데도 없다. 하늘 높은 곳에 있기도 하고 땅에 떨어져 밟히기도 한다. 어떤 이는 영광스러운 하늘의 십자가만 바라보고 다른 이는 짓밟혀 상처받은 십자가를 보듬는다. 어떤 목사는 천국의 영광과 은혜만 보여 주고 다른 목사는 희생과 고통의 면류관을 말한다. 누구에게나 있고 어디든 있는 십자가. 그러나 아무에게도 없고 어디에도 없는 십자가.

중얼중얼 2022.03.21

예배

예배당에 들어가 의자에 앉아 눈을 감는다. 편안하다. 세상도 없고 나도 없고. 성경을 소리내어 읽으며 묵상하고 말씀을 듣는다. 찬양을 한다. 목청껏 힘을 다해 부른다. 내가 느끼고 받은 은혜를 그대로 토해낸다. 나의 찬양으로 같은 공간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은혜를 나누며 더 거룩하고 기쁨에 찬 시간이 될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모든 것이 하나로 합쳐서 선을 이룬다. 웃음 가득한 얼굴과 편안한 마음으로 문을 나선다. (글은 지난 주일 느낌, 사진은 오늘 호수공원 복수초)

중얼중얼 2022.03.15

어떤 결심

비가 투루룩 투루룩 툴툴 대며 내리는 오늘. 누룽지 푸욱 끓여서 속을 달랜다… 어떤 결심 / 이해인 마음이 많이 아플 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몸이 많이 아플 때 꼭 한순간씩만 살기로 했다 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 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 하기로 했다 고요히 나 자신만 들여다보기로 했다 내게 주어진 하루만이 전 생애라고 생각하니 저만치서 행복이 웃으며 걸어왔다

중얼중얼 2022.03.15

여자 축구

산책하다가 축구장 옆을 지난다. 여자사람들이 열씨미 공을 주고 받는다. 지도하는 낭랑한 목소리도 여성이다. 한참 그물망 밖에서 구경을 했다. 그냥 보는 나도 기분이 좋은데 저들은 얼마나 좋을까…ㅎㅎㅎ 내가 나가는 테니스장 옆에 풋살장이 있는데 거기도 여성들이 많이 눈에 띈다. 모쪼록 운동하면서 기쁨도 느끼고 건강도 챙기고…나아가 생활의 활력을 마음껏 뿜어내는 여성들이 되기 바란다. 어느 TV 프로그램의 영향이겠지. 매스미디어의 힘은 무한하다. 그들이 하고 싶은 건 하고 묻을 건 가차없이 버리는 선택적 보도 또는 무한반복해서 왜곡하고 대중을 호도하는 보도는 없어져야 한다. 특히 특정 계층이나 집단에 치우쳐 주관을 사실처럼 위장해서 입만 살아서 보도하는 행태는 정말 위험하다. 이 시대엔 정론직필, 오직 진실..

중얼중얼 2022.03.15

추도예배

3.1절. 가족들과 아버님 추도예배를 드렸다. 신앙고백을 하고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는 마누라님이 하고... 성경은 시편 71편을 교독했다. 71편은 다윗이 늙어서 썼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늙을 때까지 은혜에 감사하고 찬양하는 내용이다... 다윗의 시편에는 평생 그가 당했던 질고와 고통도 나타나고 한 분 여호와를 따르려는 굳은 믿음의 의지도 보인다. 우리들의 삶도 다윗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삶에 어찌 편안함과 영광만 있겠는가. 수많은 한숨과 탄식, 분노와 막막함. 절망과 낙담 그리고 포기... 고통을 이겨내고 절망을 떨쳐낼 때 더 크고 깊은 은혜와 찬양이 샘솟을 것이다. 무조건 주님을 따르고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극복할 용기와 희망을 찾은 믿음의 모습이 현실에 반영되어야 한다. 은혜로운 ..

중얼중얼 2022.03.01

인도

10여 년 전에 같은 학교에서 근무했고 퇴직 후에도 테니스 모임을 통해 꾸준히 만나고 있는 선배 선생님을 서너달 전에 우리 동네 작은 교회로 슬쩍 이끌었다. 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해서 젊었을 때는 제법 큰 교회(나도 잘 아는 교회)에서 성가대 지휘자로 봉사도 했는데... 지휘를 그만두고 나서는 언제부턴가 교회와 멀어졌고 그 기간이 좀 길어지고...그래선 안되겠다 싶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교회에 다시 나가기를 은근히 종용했다. 좌우지간 몇 년 동안 불쏘시개를 넣어 끊이지 않고 불을 붙여서일까 그분의 뜻일까(선배샘은 ‘그분의 뜻’이란 표현을 즐겨 쓴다) 요즘은 주일이 기다려진단다. 주일 아침마다 우리집 앞에서 만나 같이 가는데 그 얼굴이 그렇게 밝고 좋은 기분이 철철 흘러넘친다. 예배 중 설교를 ..

중얼중얼 2022.02.28